동남아시아에서 한 달 살기로 최근 들어 조용히 떠오르는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말레이시아 최남단에 위치한 국경 도시, '조호바루(Johor Bahru)'입니다. ‘JB’라는 약칭으로도 불리는 이 도시는 싱가포르와 다리를 하나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으며, 한국인 장기 여행자들 사이에서 숨겨진 보석 같은 곳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조호바루는 과거에는 산업 도시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수년간 도시 재정비와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고급 레지던스, 대형 쇼핑몰, 테마파크, 국제학교, 병원 등이 밀집한 복합 생활 도시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현재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 쾌적한 주거 환경, 다양한 한식당과 체험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며, 한 달 살기 장소로서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1. 한 달 살기의 시작, 숙소 선택은 이렇게
조호바루에서의 숙소 선택은 한 달 살기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숙박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며,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본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레지던스형 콘도는 조호바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숙소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R&F Princess Cove, Sky Habitat, Paragon Suites 등은 모두 시내 중심 또는 해협 전망이 보이는 위치에 있으며, 대부분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보안 경비 시스템, 편의점, 카페 등이 건물 내에 입점해 있어 생활의 질이 높습니다. 이 콘도들은 가구와 가전이 모두 완비된 풀옵션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어, 개인 짐만 가져오면 바로 거주가 가능합니다. 월세는 유닛 크기, 뷰, 옵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1500~2500링깃(한화 약 45~75만 원) 수준입니다. 장기 체류자에게는 Airbnb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음으로 호텔은 짧은 일정의 장기 여행자나 업무 중심의 체류를 원하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Amari JB, DoubleTree by Hilton, Holiday Villa 등 4성급 이상 호텔은 깔끔한 룸 컨디션, 조식 포함, 하우스키핑 서비스 등 높은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주방이 없고, 30일 체류 기준으로는 비용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독립적인 공간, 다양한 지역 선택의 자유로 젊은 여행자들에게 선호되는 선택입니다. 특히 조호바루 외곽의 Danga Bay나 Mount Austin 지역에는 신축 에어비앤비가 많고, 현지 느낌을 더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청소나 고장 대응이 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반드시 후기와 평점을 꼼꼼히 살펴본 뒤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체험 중심의 삶, 조호바루에서 가능한 활동들
조호바루는 관광지보다 ‘살아보는 도시’로서의 매력이 큽니다. 매일 새로운 자극보다는, 느긋하고 꾸준한 루틴이 있는 체류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합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생활형 콘텐츠가 운영되고 있어,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말레이 전통 요리 클래스입니다. 나시르막(Nasi Lemak), 미고렝(Mee Goreng), 사테(Satay) 같은 현지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보고, 재료에 대한 설명과 문화적 맥락을 배우는 쿠킹 클래스는 Mount Austin 지역의 쿠킹 스튜디오에서 매주 운영됩니다. 소규모 클래스 중심으로 진행되며, 영어 기반이지만 레벨이 낮아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조호바루에는 또한 마사지와 전통 스파 체험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1시간 40~60링깃(한화 약 1만 2천 원 정도)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면서도 서비스의 질이 높아, 많은 장기 체류자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합니다. 또한 시내에서는 영어 회화 수업, 요가, 줌바 댄스, 수채화 교실 등 커뮤니티 중심의 활동도 열리고 있으며, 외국인도 자유롭게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가족 단위라면 레고랜드 말레이시아 또는 헬로키티 타운 같은 테마파크에서 주말을 보낼 수 있고, 인근 Desaru 해변이나 싱가포르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합니다. 특히 싱가포르 도심까지는 차량 또는 버스로 40~60분이면 도착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 체험과 여행의 폭을 넓히기에 이상적인 위치입니다.
3. 조호바루의 쇼핑 인프라, 현지 생활을 풍요롭게 하다
한 달 살기 중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 그 이상입니다. 도시의 분위기를 느끼고, 현지인과 어우러지며, 일상적인 편의를 누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조호바루에는 크고 현대적인 쇼핑몰이 여럿 있으며, 그중 세 곳을 중점적으로 소개합니다. Mid Valley Southkey는 조호바루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현대적인 쇼핑몰로, 2019년 오픈 이후 지역 내 생활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H&M, Uniqlo, MUJI, Harvey Norman 등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프리미엄 슈퍼마켓, 북카페, 다양한 식당가도 함께 구성돼 있습니다. 냉방이 잘 되고 청결한 환경으로 장보기, 식사, 여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가장 추천되는 장소입니다. KSL City Mall은 보다 현지스러운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KSL이 적합합니다. 로컬 쇼핑몰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저렴한 의류, 가전제품, 미용실, 마사지샵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1층 야외 플리마켓은 진짜 말레이 로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주말마다 열리는 야시장(Food Street)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City Square JB 조호바루 중앙역(JB Sentral)과 연결되어 있으며, 싱가포르 국경과 가장 가까운 쇼핑몰입니다. 외국인 고객이 많고 환전소, 은행,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뷰티살롱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실용적인 쇼핑이 가능합니다. 특히 입출국이나 당일치기 여행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한 쇼핑 허브입니다.
4. 한 달 살기 예상 비용과 준비 체크리스트
조호바루에서 1인 기준 한 달 동안 체류할 경우, 예상되는 월별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숙소는 1500~2500링깃 (약 45~75만 원), 식비는 700~900링깃 (외식 위주), 교통비는 200~400링깃 (Grab 중심), 통신비는 50링깃 내외 (Hotlink 유심), 체험/여가/기타 비용은 약 300~500링깃으로 총합은 약 2800~4200링깃 (한화 약 85만 ~ 125만 원)입니다. 이는 몽키아라나 방콕 대비 물가가 낮은 편이며,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한 달 살기 필수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 여권과 비자 (90일 무비자 체류 가능), 여행자 보험 가입, 말레이시아 유심 or eSIM (Hotlink, U Mobile 등), 휴대용 충전기, 3구 변환 플러그, 상비약, 생리용품, 개인 위생용품, 국제 카드 및 비상 현금 (현지 ATM 출금 가능) 등이 있습니다.